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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매료돼 한국 찾은 프랑스 한류팬

Posted August. 08, 2019 09:08,   

Updated August. 08, 20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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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자기!”

 프랑스 학생들이 우리말로 또렷하게 외치는 소리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관광공사 K스타일 허브에 울려 퍼졌다. 이효재 패션 디자이너가 연분홍색 보자기를 펼쳐 보이며 “이걸 뭐라고 하죠?”라고 묻자 답한 것. 프랑스에서 온 고교생과 대학생 90명은 빨간색 연두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보자기를 이 디자이너가 댕기, 가방, 모자, 숄로 만들어 입혀 주자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박수도 수시로 쏟아졌다.

 20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한국관광공사가 이날 마련한 보자기 수업, 한식 맛보기, 한복 입기, 가요 프로그램 방청을 한 뒤 나머지 기간은 자유롭게 여행한다. 관광공사는 프랑스에서 한류 체험 희망자를 모집했고, 이들은 각각 여행비를 마련해 한국에 왔다. 낭트, 엑상프로방스 등 프랑스 곳곳은 물론이고 프랑스령인 폴리네시아의 타이티섬, 아프리카 남동쪽 바다에 있는 레위니옹섬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잡채, 불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음식을 담아온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대학생 오펠레 캉바이 씨(18)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4년간 용돈을 모으고 초등학생 돌보미, 맥도널드 아르바이트도 각각 6개월가량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한국 드라마, 음식을 접하며 프랑스와는 다른 풍경과 문화에 매료됐다”며 “한국에 오는 꿈을 이룬 만큼 경복궁, 창경궁 등 서울의 궁궐을 모두 보고 부산, 속초도 꼭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한국어 수업도 들은 그는 “여행하며 한국어를 많이 사용해 보고, 한국인의 일상생활도 속속들이 살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엄마, 형과 함께 온 대학생 부르도 에반 씨(21)는 베레모처럼 만든 자주색 보자기를 쓰고 싱글벙글 웃었다. 그는 “케이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자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다”며 “동대문시장, 전쟁기념관, 인천, 설악산 등 가고 싶은 곳이 진짜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한복을 입고 부채로 더위를 식히며 청계천을 돌아보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프랑스인은 10만여 명으로, 연평균 5.6% 늘고 있다. 프랑스인은 체류 기간도 열흘 이상으로 비교적 길다고 관광공사 측은 설명했다. 김영희 관광공사 한류관광팀장은 “프랑스가 유럽 국가 중에서 한류가 강한 곳이어서 한국 체험 희망자를 모집했다”며 “한류 체험 상품을 적극 개발해 다른 외국인들도 한국을 찾아 오래 머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