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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모티브 獨박물관

Posted August. 07, 2019 07:30,   

Updated August. 07, 20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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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 어릴 적 사랑에 빠졌던 ‘백설공주(Snow White)’는 실존 인물일까?

 허황돼 보이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백설공주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18세기 귀족 여성의 묘비가 발견됐다. 이 묘비는 독일 남부 밤베르크에 위치한 디오세산 박물관에 전시됐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독일의 한 민가에서 발견된 이 묘비의 주인공은 독일 귀족 여성이었던 마리아 소피아 폰 에르탈이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독일 형제 작가 ‘그림형제’가 유럽 민담을 듣고 1812년 동화로 제작한 이야기다. 1937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됐다.

 소피아와 백설공주는 공통점이 많다. 소피아는 1729년 6월 15일 독일 바이에른주 로어 암 마인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필리프 크리스토프 폰 에르탈 왕자와 그의 아내 폰 베텐도르프이다.

 귀족인 소피아는 밤베르크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로어 암 마인의 한 성에서 어릴 적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백설공주와 유사한’ 불행이 찾아왔다. 친어머니가 소피아의 10대 시절에 사망하자 아버지는 클라우디아 엘리자베트 마리아 폰 베닝겐 백작부인과 결혼했다. 새어머니가 생긴 것이다. 그녀는 의붓딸인 소피아를 미워하고 온갖 구박을 했다고 한다.

 소피아가 살았던 성에는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말하는 거울’과 유사한 큰 거울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소피아가 자란 로어 지방은 유리 제품 생산지로 유명하다. 소피아 가족 역시 거울 공장을 소유하고 있었다. 성 인근에는 광산이 있었는데, 이곳은 터널이 작아 키가 아주 작은 광부들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었다. 광부들은 마치 ‘일곱 난쟁이’처럼 밝은 색 두건을 썼다.

 동화를 보면 백설공주가 산속에서 자신을 죽이려 한 악당들을 만난다. 소피아가 자란 로어 지방 일대 숲은 강도가 자주 출몰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치명적인 독을 품은 식물도 많다. 이 식물들이 ‘독이 든 사과’의 모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피아가 백설공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멋진 왕자를 만나는 ‘해피엔딩’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피아는 결국 의붓어머니에게 쫓겨나 여생을 영국에서 보냈다. 불의의 사고로 눈까지 먼 뒤 1796년 사망했다. 이후 그녀는 한 교회에 안치됐지만 이곳이 철거된 후 묘비가 사라졌다.

 그러던 차에 최근 밤베르크의 한 집 근처에서 묘비가 발견된 것이다. 집 주인이 묘비를 보니 ‘마리아 소피아 폰 에르탈’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이 박물관에 기증한 것. 홀거 켐켄스 디오세산 박물관 소장은 “동화라 당연히 허구적인 요소가 있지만 백설공주의 모델은 소피아라는 징후가 정말 많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