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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언제 어디로든 쏜다 南요격망 흔든 미사일

北, 언제 어디로든 쏜다 南요격망 흔든 미사일

Posted August. 01, 2019 09:34,   

Updated August. 01, 20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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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31일 또다시 기습 발사했다. 지난달 25일 같은 미사일을 발사한 지 6일 만이다. 북한 현지에서 비 오는 날 발사한 건 날씨와 상관없이 실전에서 언제든 남한을 향해 정상 발사가 가능한 것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발은 250여 km를 날아 동해상에 탄착했다. 정점고도는 30여 km. 앞서 북한이 5월부터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 6발보다 낮은 ‘초저고도’였다.

 미사일 정점고도가 더 낮아졌다는 건 한미 레이더 등 탐지자산으로 비행 궤도를 포착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다. 미사일 하강 비행 시간이 짧아 요격을 준비하고 실행할 ‘전투 시간’ 역시 부족해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단기간에 30km대까지 정점고도를 낮췄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지난달 25일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에 배치된 한미 요격망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쏜 갈마 일대에서 270여 km 떨어진 거리에 청주 공군기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청주 공군기지에는 올해부터 도입된 스텔스 전투기 F-35A 4대가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5일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있다” “초기에 무력화시켜 쓰다 버린 파철로 만들 것”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F-35A 도입을 겨냥했다. 북한이 31일 250여 km 떨어진 곳을 표적으로 정한 건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청주기지를 겨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시험발사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미사일 발사 5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개최한 국방포럼 연설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