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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마진으로 앉아서 10조 번 은행들, 일어서 금융혁신 나서라

예대마진으로 앉아서 10조 번 은행들, 일어서 금융혁신 나서라

Posted May. 15, 2019 08:54,   

Updated May. 15, 20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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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은행들이 올 1분기(1∼3월)에 예금·대출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에 의한 이자수익으로만 10조 1000억원을 벌어들였다는 금융감독원 발표가 어제 있었다. 4분기 연속 10조원 이상의 이자수익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많은 제조업 기업들이 수출 및 경기부진에 따른 실적 쇼크를 겪을 때에도 고객의 돈으로 40조3000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려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이 돈으로 은행의 일부 임원들은 수 십억원의 연봉을 챙기고 직원들은 억대 연봉에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금융 산업의 한 축인 은행이 수익을 올리는 것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은 정부 규제의 틀 속에서 독과점 영업으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예대마진이 은행의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은 60%안팎인데 한국은 90% 수준이다. 예금 금리는 올릴 때는 찔끔, 천천히 올리고 대출금리는 그 반대라는 게 은행 이용 고객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 행태가 요즘 같은 장기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들이 분기마다 10조원 대의 이익을 올리는 바탕이 된게 사실이다.

 나라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타이밍에 맞춰 적재적소에 자금이 투입돼야하고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은행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들은 기업을 평가하고 발굴하는 노력과 실력이 부족하다보니 중소기업이 어려워질 기미를 보이면 가장 먼저 달려들어 대출을 회수하거나 담보자산을 처분한다. 비 내릴 때 우산을 걷어가는 격이다.

 이제 은행업계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을 걸고 치열한 변신 노력을 하고 있는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처럼 체질 변화를 할 때가 됐다. 가계 대출 그것도 철저한 담보위주의 이자장사만 할 게 아니라 투자 수익,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수익원의 폭을 넓혀야한다. 해외진출도 적극 모색해야한다.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자체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금융 규제당국의 인식전환이 우선돼야한다. 정부가 정책기조를 혁신금융이라고 붙였으면 ‘혁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 운신의 폭을 넓혀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