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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년 걸쳐 지은 고딕양식 상징...나폴레옹 대관식 열려

182년 걸쳐 지은 고딕양식 상징...나폴레옹 대관식 열려

Posted April. 17, 2019 07:57,   

Updated April. 17, 20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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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는 후기 고딕 양식의 중요한 두 상징물을 무너뜨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푸른색 십자가를 연상시키던 중앙 예배 공간의 교차형 궁륭(아치 구조 천장) 지붕, 기괴한 가고일(괴물 석상)들 사이로 솟아 있던 높이 90m 목재 첨탑이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의 여인’, 즉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명칭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착공돼 1345년 축성식을 열었지만 이후 다양한 건축 양식의 변화를 반영하며 개조됐다. 예배 공간이 증축돼 현재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것은 18세기 초다. 아치 구조를 지지하는 ‘플라잉 버트리스’를 외부에 처음으로 뚜렷이 활용한 건물로 평가된다.

 영국과 백년전쟁을 치르던 중이던 1431년에는 영국 왕 헨리 6세가 이곳에서 즉위식을 열었다. 1456년에는 마녀로 몰려 1431년 화형당한 잔 다르크의 명예회복 재판이 이곳에서 열렸다. 교황청은 잔 다르크의 이단 판결을 취소하고 그의 성상(聖像)을 노트르담 대성당에 안치하도록 했다.

 1789년 대혁명 이후 성상 머리가 잘리는 등 전체적으로 심하게 훼손됐다. 이후 1804년 나폴레옹 1세 황제 대관식, 1831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 출간을 계기로 존재감을 되찾았다.

 대성당은 1845년 복원 총감독으로 선정된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의 주도로 20여 년간 복원 공사를 진행해 지금의 모습을 찾았다. 이때 복원된 첨탑 꼭대기의 수탉 모양 풍향계에는 성인들의 유골과 가시면류관 유물 일부가 부착돼 있었다. 베르디에 당시 파리 주교가 신도들의 안녕을 빌며 만든 이 풍향계도 화재로 사라졌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