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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공인구 반발력 줄였다는데 홈런 진기록은 여전

프로야구 공인구 반발력 줄였다는데 홈런 진기록은 여전

Posted March. 29, 2019 09:00,   

Updated March. 29, 2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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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756개의 홈런이 터진 극심한 타고투저(打高投底)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췄다. 종전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이론적으로 뜬공이 약 3m 덜 뻗는 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자들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는 직전 경기까지 팀 타율 0.144, 팀 홈런 1개, 팀 득점 6점(이상 10위)의 빈공을 보인 삼성이 홈런포 8방을 앞세워 23점이나 뽑았다. 한 경기 한 팀에서 터뜨린 8홈런은 2000년 현대가 기록한 10홈런에 가까운 진기록이다.

 이날 8회초 2사 만루에서 박한이가 KBO리그 데뷔 19년 만에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는데 국내 타자 최고령(40세 2개월) 기록이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2011년 8월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SK전 최동수(당시 SK)의 방망이에서 나왔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39세 10개월 24일.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한동민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2004년 박경완 SK 코치가 세운 개막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4개)에는 못 미쳤지만 ‘3경기’도 현대 외국인 에디 윌리엄스가 2000년 기록한 이후 1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반발력 감소 조치가 무색해지는 순간들이다. 현장에서는 공인구의 변화를 못 느낀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작년하고 (공인구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타자들이 타구를 외야 방향으로 높이 띄워 친 공이 내려와야 할 때 내려오지 않고 담장 밖으로 넘어간 경우(홈런)가 제법 많았는데, 올해도 여전히 그런 타구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박한이의 첫 그랜드슬램은 노장 좌타자가 밀어 쳐서 왼쪽 담장(95m)을 여유롭게 넘긴 제법 큰 홈런(비거리 100m)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에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반발력이 줄었지만 공인구 지름이 1mm 커지고 솔기(실밥)가 낮아져 투수 입장에서 공을 ‘채는’ 느낌이 덜해졌다. 아직 손에 익지 않아 시즌 초반 공이 빠지는 실투가 늘며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 구단의 베테랑 불펜 투수는 “투수들이 새 공인구에 적응하고 시즌 중후반 체력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시점부터는 지금처럼 타자들에게 얻어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