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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가사 참여 높여야 저출산문제 풀려

“남편 가사 참여 높여야 저출산문제 풀려

Posted February. 15, 2019 09:32,   

Updated February. 15, 20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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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저출산이 아니라 삶의 질입니다. 어떻게 여성들이 일하면서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UNFPA) 총재는 1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한국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여성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UNFPA 서울연락사무소 개소에 맞춰 방한한 카넴 총재는 “한국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를 겪는 국가는 모두 결혼한 뒤에 성별 역할이 뚜렷하게 불평등해진다”면서 “여성들이 긴 시간 직장에서 일하면서 가사, 육아까지 떠맡기 때문에 결혼 자체를 원치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수많은 업적을 이뤘고 여성 교육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다음 단계는 ‘인류가 가보지 않은 길’ 즉,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잘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의 하나는 “젊은 남성의 가사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UNFPA는 유엔 산하 기구로 저개발국의 성·생식보건, 인구계획, 인구조사 등을 지원한다. 북한도 UNFPA 인구조사 통계와 재해지역 여성 생리대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은 1974년부터 1991년까지 UNFPA의 도움을 받았다. 28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저개발국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연락사무소를 연 것이다.

 카넴 총재는 “한국은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범사례”라며 “서울연락사무소는 통계청과 함께 인구 관련 연구를 할 것이다. 건강하고 존엄성 있는 고령화사회도 우리의 주요 연구대상”이라고 말했다.

 2017년 10월 임명된 카넴 총재는 1969년 UNFPA가 설립된 이후 다섯 번째 총재다. 그는 1992년 포드재단에서 성·생식보건 관련 업무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탄자니아공화국 UNFPA 사무소장 등을 지냈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를 졸업했다. 서울연락사무소는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마련됐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