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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사진 없고 오타 있으면 ‘진짜 트럼프’ 트윗

첨부 사진 없고 오타 있으면 ‘진짜 트럼프’ 트윗

Posted January. 24, 2019 08:15,   

Updated January. 24, 20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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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가 있으면 진짜, 문법상 오류는 글쎄….’

 23일 현재 팔로어 수가 5750만인 트위터계의 ‘압도적 스타’(@realDonald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많을 땐 하루에 수십 개 트윗을 올리는 데다 주요 정책 결정, 고위 관료 경질 등 빅뉴스를 트위터로 공개하는 그는 그 많은 트윗을 직접 올린 걸까. 아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43) 등 몇몇 직원도 이를 관리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그 수많은 트윗 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쓴 게시물임을 알려주는 중요 단서는 오타가 있는지, 문법상 오류를 어떻게 보는지 등 몇 가지 ‘테크닉’이라고 한다.

 대선 후보 시절에만 해도 ‘감별’이 어렵지는 않았다. 참모들은 아이폰을 썼지만 트럼프 본인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썼기에 ‘내 안드로이드에서 올림’ 문구와 함께 등장하는 트윗만 찾으면 됐다. 하지만 취임 후 보안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바꾸면서 이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미 언론에 따르면 진짜 트럼프가 쓴 트윗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단서는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이라고 한다. 사진 및 동영상 첨부, 해시태그(#)나 여러 트윗을 이어서 공유하는 스레드 사용 등은 ‘컴맹’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기 때문. 진짜 트럼프가 쓸 줄 아는 기능은 특정 계정을 소환하는 @ 정도로 알려졌다.

 또 다른 힌트는 시간. 백악관 직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매일 오후 6시경 퇴근해 다음 날 오전 10시쯤 집무실로 돌아온다. 즉 밤부터 다음 날 아침 일찍 사이에 올라온 트윗이고, 텍스트만 있는 데다 오타까지 있다면 대통령이 직접 썼을 확률이 높다는 뜻. 반면 주중 업무 시간에 올라온 트윗은 대부분 직원들 작품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람이 스커비노 국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동행해 트윗을 날린다.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치거나, 본인이 먼저 3, 4개 문구를 작성한 후 대통령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제시한다. 특히 대통령의 일정 안내 트윗은 상당수가 스커비노 국장 작품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는 1992년 골프 캐디로 일하며 트럼프와 처음 만났다. 플래츠버그 뉴욕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코카콜라 등에서 일하다 2015년 6월 트럼프 대선 캠프에 입성했다. 당시 트위터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현재 위치까지 올랐다.

 소셜미디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한 보직. 지난해 7월 발표된 백악관 직원 연봉 리스트에서 그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함께 백악관 최고 연봉 17만9700달러(약 2억 원)를 받는 21명 안에 들었다.

 스커비노 국장의 트럼프 대통령 ‘따라 하기 스킬’도 나날이 진화 중이다. 보스턴글로브 등은 그가 대통령이 쓴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문법적으로 엉성한 표현 사용, 느낌표 남발, 몇몇 단어를 대문자로 쓴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7년 10월 그가 대통령 계정에 올려야 할 트윗을 실수로 자신의 계정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해당 트윗을 급히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이 이를 캡처하는 바람에 만천하에 퍼졌다.

 다만 스커비노 국장이 대통령의 오타까지 따라 하지는 않는다. 올해 1월 ‘햄버거(hamburgers)’를 ‘hamberders’라고 쓰고, 2017년 5월 ‘보도(coverage)’로 추정되는 ‘covfefe’를 쓴 트윗은 모두 대통령 본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