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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훔치다 펑... 멕시코 송유관 폭발 최소 73명 숨져  

기름 훔치다 펑... 멕시코 송유관 폭발 최소 73명 숨져  

Posted January. 21, 2019 08:57,   

Updated January. 21, 20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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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중부에서 송유관이 폭발해 현장에서 기름을 절도하던 주민이 최소 73명 이상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AP,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18일(현지 시간)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의 주민 800여 명이 구멍 난 송유관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을 주워 담는 도중 송유관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7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폭발로 인한 시신 훼손이 심해 당국이 사망자 신원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폭발한 송유관은 멕시코 최대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소유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이 송유관에 구멍을 냈고 약 두 시간 뒤 주민들이 한창 기름을 퍼 담을 때 사고가 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대대적인 기름 절도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부 주민들은 지역 갱단과 손잡고 절도에 나서고 있다. 갱단이 송유관을 훼손한 뒤 흘러나온 기름을 훔쳐 주민에게 싼값에 판매하는 ‘검은 거래’가 기승을 부린다. 멕시코에서는 이 기름 절도로 연간 약 30억 달러(약 3조3675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정부가 송유관 기름 탈취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가난한 지역의 송유관까지 막아 버린 것이 비극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고 발생 후 애도를 표했지만 “기름 절도를 반드시 중단시키겠다”며 단속을 굽히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