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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PC방 살인-최저임금…참 아팠던 청춘들

미투-PC방 살인-최저임금…참 아팠던 청춘들

Posted December. 31, 2018 08:25,   

Updated December. 31, 20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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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대학생, 취업 준비생, 직장 초년병인 20대 청년들은 올 한 해 어떤 뉴스를 가장 인상 깊게 봤을까.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았거나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이들은 어떤 시선으로 2018년을 되돌아봤을까.

 동아일보는 12월 한 달간 전국의 20∼29세 1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주요 뉴스를 선정하도록 하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상세히 들어봤다. 전문가에게 자문해 먼저 16개의 주요 뉴스를 추린 뒤 이 중 3개씩 고르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조사 대상은 4년제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 전문대 재학·졸업생, 고교 졸업 후 취업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20대들이었다.

 미래 세대인 이들의 관심사에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가 담겨 있었다. 설문 결과 이들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49명),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43명)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34명)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 뉴스 모두 20대들이 아르바이트나 인턴, 취업 준비를 하며 겪고 있는 일상과 직결된 이슈였다.

 이들은 인턴 과정에서 당한 성희롱, 각종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경험한 ‘갑질’ 피해 등을 취재팀에 진솔하게 털어놨다. 단일 사건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예상외로 많은 표를 받은 것은 PC방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많은 20대들이 감정이입을 한 결과로 보인다.

 다소 딱딱한 이슈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39명)도 주요 뉴스로 꼽혔다. 20대들은 남북관계 개선이 통일로 이어져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고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관심을 보였다.

 20대들은 올해의 화두로 ‘공정성’ ‘기회균등’ 등을 많이 언급했다. 이 같은 인식이 반영돼 숙명여고 내신비리(17명), 집값 폭등(10명), 채용비리(9명) 등의 이슈 역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에 대한 불만을 공통적으로 토로했다. ‘정말 너무한다’는 분노와 ‘우리 사회가 원래 그런 것 아니냐’는 체념이 교차했다. 비트코인 열풍을 주요 뉴스로 꼽은 20대가 20명에 달했던 것은 다른 방식으로는 신분 상승이 어려워진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