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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어 아프간 철군說... 다음은 주한미군?

시리아 이어 아프간 철군說... 다음은 주한미군?

Posted December. 22, 2018 08:44,   

Updated December. 22, 20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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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방 수장의 사퇴를 부른 시리아 철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군 병력 감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를 철회하라는 워싱턴 조야의 반발도 커지면서 미국 국방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대북 정책과 주한미군 위상 등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2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 이어 내년 1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대규모 감축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익명의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철수가 이르면 수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에는 미군이 약 1만4000명 주둔하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7000명 이상의 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보정책의 ‘균형 추’ 역할을 하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던지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이어 아프간 등 분쟁지역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자 워싱턴 조야에서는 미군 철수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과 러시아,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현재 아프간 상황은 미군 철수를 매우 위험한 전략으로 만든다”며 “만약 현재 노선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얻은 모든 것을 잃고 ‘제2의 9·11’로 향하는 길을 놓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시리아 철군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린지 그레이엄이 군인들의 목숨과 수십억 달러를 아낄 수 있는 길을 반대하는 걸 믿을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에서 미군의 철수, 아프간에서 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매티스 장관의 퇴임이 이란, 북한 등 문제에 대한 행정부 선택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며 “누가 후임이 되든 매티스 장관이 국제 문제에 대해 쌓아온 위상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분쟁지역에서 하나둘씩 손을 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향후 대북 협상과 2만5000여 명의 주한미군 지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철군 결정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합의 전에 한국에서 철수하는 게 어떠냐’고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시리아 철군 결정을 우려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