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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사임

Posted December. 22, 2018 08:45,   

Updated December. 22, 20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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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군을 좋아한다. 한때 트럼프의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이 모두 장군 출신이던 시절이 있었다. 단, 장군의 말을 듣는 건 싫어한다고 마이클 울프 기자는 백악관 뒷얘기를 다룬 ‘화염과 분노’에서 썼다. 백악관의 마지막 남은 장군 출신 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동맹국과 상의도 없었던 트럼프의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에 반발해 “대통령은 견해가 더 맞는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며 사임하기로 했다.

 ▷‘주한미군이 없어도 아기처럼 잠만 잘 잘 수 있다. 주한미군 다 집으로 데려오라’고 말하는 트럼프를 매티스가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이라고 불렀다는 대목이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공포’에 나온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의 어른들 축(軸)’으로 불렸던 매티스의 사임은 사실 오래전부터 예상된 일이다.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지난해 12월 트럼프는 ‘주한미군 가족을 철수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릴 생각이었는데 매티스 등 ‘백악관의 어른들’이 간신히 말렸다고 한다. 잇속에 밝은 트럼프가 막대한 돈이 드는 전쟁을 실제 일으키려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상대방을 압박하는 데 필요하면 자기 주변까지도 속이는 독한 부동산 사업가였다. 트윗 글까지도 북한을 압박하는 데 사용하려 한 듯하나 그것은 실패하면 그만인 사업이 아니라 실패하면 전쟁인 군사문제였다.

 ▷트럼프는 시리아 정부가 반군 지역 민간인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때도 미사일로 보복한 게 고작이었다. 탈레반 세력이 다시 확장하는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3000명을 증파해 시늉만 내다가 벌써 철군을 고려하고 있다. 매티스는 사임하면서 트럼프를 향해 “당신처럼, 나도 처음부터 미국 군대가 세계의 경찰이 돼선 안 된다고 말해왔다”며 “그 대신 공동방위를 제공하기 위해 동맹에 효율적인 리더십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 국력의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점점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한미동맹의 현실 앞에서 매티스의 말이 웅변적으로 들린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