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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박혜진 인터뷰

Posted December. 13, 2018 08:40,   

Updated December. 13, 20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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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쿼트 140kg 5세트, 벤치프레스 60kg 5세트, 데드리프트 110kg 5세트….’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박혜진(28)은 비시즌 기간에 매일 14, 15가지 근력 운동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상체와 하체를 하루씩 번갈아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웬만한 성인 남성이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다. 시즌 중에도 주 3, 4회는 반드시 근력 운동을 하는 박혜진은 체지방률을 10% 이내로 유지했고 자기 몸무게의 2.5배 정도는 가뿐히 들어올렸다. 그는 “농구는 달리다가 멈추는 동작이 많다 보니 관절에 무리가 많이 온다. 근육을 충분히 키워놔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 압박 수비와 빠른 공격 전환이 특징인 우리은행에서 압도적인 활동량을 자랑하는 박혜진은 ‘키 플레이어’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이 통합 6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박혜진은 최우수선수(MVP)를 4회나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연속 평균 출전시간 톱3 안에 들며 ‘강철 체력’을 증명한 박혜진은 올 시즌 역시 출전 시간 1위(37분 12초)로 경기마다 거의 풀타임을 뛰고 있다. 박혜진은 “감독님은 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하신다.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몸에 배서 당연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부임한 위성우 감독은 하위권을 전전하던 우리은행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바꿔놓았다. 당시 전남 여수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선수들이 지나가던 개를 부러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오전 9시에 훈련을 시작하면 언제 점심을 먹을 수 있을지 몰라요. 조금이라도 감독님 마음에 안 들면 뭐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어요. 아침에 8∼10km 정도 운동장을 도는데 시간 내에 못 들어온 선수가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뛰었어요. 하루에 못해도 10시간은 운동했던 것 같아요. 숙소에 돌아가는 길에 개가 한 마리 누워 있어서 다들 편해 보인다며 부러워했죠.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아요(웃음).”

 현재 KB스타즈와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우리은행이지만 12일 찾은 서울 장위동 체육관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개막 후 9연승을 달리던 우리은행이 7일 삼성생명전과 9일 KB스타즈 경기에서 연달아 패한 뒤였기 때문. 박혜진은 두 경기에서 패한 뒤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 경기를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끝도 없이 나온다. KB스타즈 경기에서도 내가 마지막 자유투를 넣었다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우리은행은 이날 59-60 한 점 차로 패했다.)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지난 일은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며 무거운 속내를 전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치른 11경기서 이제 2패를 했을 뿐이지만 박혜진은 연패를 반드시 끊겠다며 이를 갈았다. “다른 팀들이 우리가 2연패했다고 해서 약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아서 1위에 올라 있지만 방심할 때는 아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반드시 통합 우승을 방어하겠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