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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 GP 상호검증, 신뢰구축 모범사례”

文대통령 “남북 GP 상호검증, 신뢰구축 모범사례”

Posted December. 13, 2018 08:41,   

Updated December. 13, 20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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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남북 최전방 감시초소(GP) 철수 현장 검증에 대해 “오늘의 오솔길이 평화의 길이 되고, 비무장지대(DMZ)가 평화의 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9·19 군사합의서 이행을 높게 평가하면서 남북 정상 간 합의 이행에 강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남북은 이날 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각 11곳)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남북이 DMZ 내 GP를 상호 방문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대령급(북측 대좌급)이 이끄는 남북 검증반(7명)이 오전엔 북측 GP, 오후엔 남측 GP를 각각 찾아서 검증했다. 남북 각 11개의 검증반, 총 154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군 관계자는 “GP에서 모든 화기와 장비, 병력이 철수했는지, 감시소와 총안구, 지상시설물이 철거됐는지, 지하 연결통로 및 입구 차단벽 등이 매몰 파괴됐는지를 집중 점검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직접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20분간 검증 작업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오전 현장검증 상황을 보고받은 뒤 “GP 철수와 상호 검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 양 정상 간 합의를 양측 군이 착실하게 이행하면서 오늘의 신뢰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신뢰야말로 전쟁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군 지휘부는 지하벙커에서 DMZ 내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로 볼 수 있었던 것은 검증반이 갖고 올라간 무선영상전송 시스템인 ‘카이샷’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카이샷은 2011년 해군 청해부대가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의 작전’ 당시 사용된 장비다.

 생중계 영상에는 남북 검증단이 서로 악수를 나누고 담배를 권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 남측 검증단이 북측의 철수된 GP를 검증하면서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지하갱도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측에서 청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갖고 가서 검증을 했는데도 북측이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줬다”고 덧붙였다.


윤상호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