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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로 돌아온 이청용

Posted November. 06, 2018 07:23,   

Updated November. 06, 201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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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지만 내가 부족한 탓인걸요. 훌훌 털어버리고 선수 생활의 좋은 마무리를 위해서라도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겠습니다.”

 6월 2일. ‘아픈 하루’를 보낸 이청용(30·보훔)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낙마해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날이었다. 예비 명단에 포함돼 이승우(20·베로나)와 경쟁한 이청용이지만 당시 소속팀이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벤치 신세에 머무른 탓에 경기력이 떨어져 최종 명단에 뽑히지 못했다. 반면 평가전 등에서 활력소 역할을 한 이승우는 막내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태극마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청용은 결단을 내렸다. 9월 그는 EPL을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보훔에 입단했다. 그는 “보훔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대표팀 발탁 등)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 대표팀이 나를 부르면 체력적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청용의 에이전트는 “이청용은 독일에서도 대표팀 경기를 시청하며 국가대표 복귀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리그 7경기(선발 5경기)에 출전한 이청용은 한 경기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하는 등 실전 감각을 되찾았다. 거액의 몸값이 뒤따르는 중동팀 이적을 대신해 과감히 독일 2부 리그로 향한 선택은 그를 다시 대표팀으로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5일 호주(17일), 우즈베키스탄(20일)과의 방문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에 이청용을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사령탑 부임 이후부터 이청용의 상태를 체크해왔다. 소속팀에서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가 이번 평가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청용은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게 됐다. 이번 평가전에는 손흥민(토트넘·A매치 74경기)과 기성용(뉴캐슬·A매치 108경기)이 소속팀 경기 집중을 위해 소집되지 않는다. 두 선수가 빠진 대표팀에서 이청용은 A매치 경력(79경기)이 가장 많은 선수다. 

 이청용이 소속팀 활약을 통해 대표팀에 재승선한 반면에 이승우는 소속팀에서의 저조한 활약에 발목이 잡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스타덤에 오른 뒤 ‘벤투호’에 꾸준히 소집됐던 이승우는 이번 평가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에는 이승우와 같은 포지션에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2부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쳤고, 선발은 1경기뿐이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벤투 감독은 평가전을 통해 중앙 수비수 장현수(FC도쿄)의 공백을 메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군복무 대신 수행해야 하는 봉사활동의 확인서를 허위 조작한 장현수에게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벤투 감독은 “장현수가 빠져 전력 손실이 생긴 것은 맞지만 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 수비에는 기존 멤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재(전북),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이 소집된 가운데 권경원(톈진 취안젠)이 새롭게 합류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김영권,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는 구도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은 정승현 등도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