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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무역협상 ‘환율조항’ 갈등

Posted October. 15, 2018 08:02,   

Updated October. 15, 20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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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환율조항’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일본 측이 반발하고 있다. 환율조항이란 자국 기업의 수출에 유리하도록 정부가 환율 개입을 비롯해 통화 절하를 유도하는 일을 막는 것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 무역협상에서 어떤 나라와도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일본을 예외로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환율조항을 함께 다루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일 정상은 9월 정상회담에서 농산물이나 공업 제품의 관세 인하를 위한 미일물품무역협정(TAG)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미국이 일본의 엔저(円低) 유도 정책을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회담에서 환율문제가 논의되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므누신 장관이 TAG 교섭과 관련해 “환율조항을 넣는 것이 통상 협상의 목표”라고 분명하게 밝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캐나다,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대체하는 새로운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타결하면서 환율 개입을 포함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제한하는 조항을 명문화했다. 므누신 장관은 USMCA의 이러한 조항이 일본과의 무역협정에서 모델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므누신 장관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일 환율조항은 ‘엔고 달러저’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환율조항이 미일 교섭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산케이신문도 “환율조항이 들어가면 일본 정부가 자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수단에 한계가 생긴다”며 “경제 정세가 급변해 엔고 달러저가 급속히 진행돼도 엔저 유도를 위해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환율 개입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 최근 7년간 환율 개입은 하지 않고 있으나 엔저로 연결되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완화 정책이 미국에 어떻게 보일지는 다른 문제”라고 우려했다.

 미 상무부의 8월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물품무역에서 미국의 대일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352억9800만 달러(약 39조9926억 원)에 달했다.


서영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