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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40세미만 환자 줄고 서구화 뚜렷

Posted October. 09, 2018 09:00,   

Updated October. 09, 2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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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줄고, 40세 이상 유방암 환자 가운데는 치료가 잘 되는 유형이 늘고 있다. 유방암도 점차 서구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8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남석진 김석원 이세경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한국유방암 등록사업에 등록된 환자 10만8894명을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는 1만6877명으로 전체 분석 대상의 15.5%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은 전통적으로 40세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다. 남 교수는 “우리나라도 1990년대에는 40세 미만 환자가 전체 환자 중 30%대에 가까웠으나 2010년 무렵부터 1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이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소인에 큰 차이가 없지만 환경적 요인이 급격히 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여성들도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데다 초경이 빨라지고 첫 출산이 늦어지는 등 환경적 요인이 변하면서 40세 미만 유방암 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40세 이상 유방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0세 이후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방촬영술을 권장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40세 이상에서 예후가 좋은 ‘루미날 에이(Luminal A)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미날 에이 환자란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고 성장호르몬 수용체는 음성인 경우를 뜻한다.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면 여성호르몬 약이 잘 듣는다는 의미다. 연구팀 조사 결과 루미날 에이 환자는 40대 이상이 58.6%로, 40대 미만(52.6%)보다 그 비율이 높았다. 반면 예후가 좋지 않은 TNBC(여성호르몬 수용체 음성, 성장호르몬 수용체 음성) 환자의 비율은 40세 미만이 23.8%로 40세 이상(16.5%)보다 높았다.

 한원식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40세 이상 유방암 환자의 경우 예전엔 루미날 에이의 비율이 젊은 유방암 환자와 비슷했는데,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또한 서구화되는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 및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실렸다.


이진한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