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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北-美회담 가시화, 비핵화 열차 마지막 티켓이다

2차 北-美회담 가시화, 비핵화 열차 마지막 티켓이다

Posted October. 08, 2018 08:14,   

Updated October. 08, 20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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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네 번째 평양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왔다. 그가 김정은과 만난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제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업무 만찬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북-미 양측은 의견 접근을 이뤘다. 하지만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4개월째 비핵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근본 원인인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 및 비핵화 로드맵 제출 문제에 대한 합의는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당초 8월에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격 취소시켰다. 북한이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 없이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 등 미국의 선(先)조치를 요구하며 버티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수개월 낭비해 버린 것이다. 이번 방북은 비핵화 자체의 진전보다는 두 번째 정상회담이라는 동력을 구체화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질적 진전 없는 수사(修辭)나 이벤트성 만남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미 중간선거(11월 6일)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단일 대오에도 균열 조짐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의식해 비핵화 본질을 포기하진 않겠지만 먼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이슈에서 성과를 내고픈 유혹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도 중간선거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중간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북한의 비핵화가 쇼에 그칠 경우 미 의회와 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올 상반기 한껏 높아졌던 비핵화 실현 기대감은 갈수록 먹구름이 끼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공조보다는 남북관계 진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미국 설득에 주력하는 기울어진 중재자가 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한 중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 상원의장은 5일 문 대통령을 예방한 후 “(한국 정부가) 러시아 외교장관의 대북 제재 완화 의견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모스크바에서 8일 러시아와 차관급 양자회의, 9일 북-중-러 3자 확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대북 제재를 놓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대(對) 북한 중국 러시아로 편이 갈리고 국제대오의 균열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어렵게 얻은 비핵화 기회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열차를 되돌릴 수 없는 트랙으로 반드시 출발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