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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실종된다는 것

Posted October. 08, 2018 08:15,   

Updated October. 08, 20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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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의 수장인 중국인 멍훙웨이(孟宏偉) 총재가 중국 도착 이후 사라졌다. 인터폴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거주하는 멍 총재의 부인이 프랑스 경찰당국에 신고하면서 그의 실종 소식이 알려졌다. 멍 총재 부인은 “중국에서 남편의 목숨을 거론하는 협박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남편이 지난달 20일 프랑스를 떠나 스톡홀름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홍콩의 몇몇 언론은 익명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멍 총재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어디론가 끌려갔다”며 “부패 의혹으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의 인기 여배우 판빙빙은 무려 4개월 넘게 언론의 추적에서 사라져 그의 실종을 둘러싸고 사망설 감금설 망명설 등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판빙빙은 이달 3일에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탈세를 사과한다’는 글을 올리며 부패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음을 시사했다.

 ▷중국 재벌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홍콩에 갔다가 사라진 뒤 아직 생사가 불분명하다. 부패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당국은 그가 어떤 혐의로 어디서 조사를 받고 있는지조차 공개한 적이 없다. 중국 톈안먼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는 지난해 7월 남편의 사망 이후 중국 당국에 의해 올 7월 독일로 출국이 허용될 때까지 가택에 연금됐다.

 ▷감시와 무단 연행·연금은 독재 국가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영국의 마그나카르타 이래 민주주의는 인신(人身)의 자유를 요구하는 데서 시작한다. 문명사회에서 누군가를 체포할 때 그 사실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리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권이다. 갑작스러운 실종은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죽음이라는 최후의 상황을 상정하게 하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가슴이 타게 만든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인터폴 수장과 그 가족까지도 그런 공포에 시달려야 하는 나라가 단일 지도 체제를 강화하는 시진핑의 중국이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