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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친서외교

Posted September. 28, 2018 08:33,   

Updated September. 28, 20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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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외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에만 최소 3통의 친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북-미 대화의 속도를 높이는 데 김정은의 친서가 작지 않은 역할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중 양복 안주머니에서 친서를 꺼내 보이며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10일, 21일 김정은의 친서 도착 사실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달에만 세 차례 친서가 전해진 것이다.

 김정은의 대미(對美) 친서 외교는 6월 1일 시작됐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워싱턴 백악관을 찾아 ‘초대형 봉투’에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교적 작은’ 손과 대비돼 수많은 패러디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꺼내 든 김정은의 친서는 가로로 4차례 정도 접힌 평범한 모습이었다.

 김정은 친서 공세가 잦아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직접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인 동시에 북측의 조급한 대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현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연달아 보내며 정상 간 신뢰 구축을 통한 ‘톱 다운식’ 해결에 보다 적극성을 띠는 모습이다. 친서에는 ‘비핵화를 빨리 실현하고 싶다’며 대화 진정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