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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11일 칠레와 평가전

Posted September. 11, 2018 07:43,   

Updated September. 11, 20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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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49)의 ‘원 포인트 레슨’ 1호 수강생은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수원)이었다. 대표팀 소집 후 첫 전술 훈련은 측면 공격 전개였다. 중앙 수비수가 측면에 위치한 홍철에게 긴 패스를 연결하면 홍철이 골문으로 쇄도하는 공격수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매서운 눈매로 훈련을 지켜보던 벤투 감독은 홍철을 따로 부른 뒤 크로스 각도와 타이밍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홍철이 바나나처럼 휘어 들어가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성공시키자 벤투 감독은 “나이스!”라고 외치며 박수를 쳤다.

 첫 경기에서 높은 점유율과 빠른 공수전환을 보여준 ‘벤투호’의 공격은 측면에서 시작된다. 벤투 감독은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것을 선호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때도 실리적인 축구를 했다. 수비를 견고히 한 뒤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으로 빠른 공수전환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측면 수비수들이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한국 57위) 칠레는 끈끈한 조직력과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이 장점인 팀.

 대표팀 측면 수비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멤버인 이용(전북)과 홍철이 건재한 가운데 윤석영(FC서울)과 김문환(부산)이 주전 경쟁에 도전장을 낸 모양새다.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7일·한국 2-0 승)에서는 이용과 홍철이 선발 출전했다. 왼발 킥이 장점인 홍철은 예리한 크로스를 선보였고, 이용은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칠레전에서는 윤석영과 김문환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 측면 수비수 윤석영은 2016년 10월 캐나다와의 친선 경기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던 그는 6월 FC서울로 임대 이적한 뒤 부활에 성공했다. 서울 관계자는 “가시와 레이솔에서 부상 등으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윤석영이지만 서울에서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력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윤석영은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윤석영은 홍철과 경쟁한다. 그는 “홍철이 코스타리카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큰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의 활약을 통해 대표팀에 입성했다. 과거 공격수로 뛰었던 그는 재치 있는 돌파와 날카로운 킥이 장점이다. 코스타리카전에서 김문환은 후반 41분에 교체 투입된 탓에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이용과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김문환은 “공격에 장점이 있지만 수비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성인 대표팀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의 합류와 화끈한 경기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벤투호의 인기는 칠레전에서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판매한 칠레전 티켓이 10일 오전에 모두 매진되고, 현재 현장 판매분(500장)만 남아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4만4031석)이 팬들로 가득 찬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