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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자유롭게... 혼자서 어디든 갈 수 있어 좋아”

“휠체어 타고 자유롭게... 혼자서 어디든 갈 수 있어 좋아”

Posted August. 30, 2018 07:24,   

Updated August. 30, 201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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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엄마 도움 없이 제가 가고 싶은 곳을 혼자 갈 수 있어요.”

 27일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토도웍스’에서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토도 드라이브’를 부착한 휠체어 이동 교육이 열렸다. 토도 드라이브는 수동 휠체어를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전동 키트다. 기존 휠체어에 부착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힘을 잃는 병인 근이영양증으로 걸을 수 없는 김민석 군(12)은 이날 처음 토도 드라이브를 만났다. 김 군은 휠체어에 앉아 운전대 역할을 하는 조이스틱을 조심스레 밀었다. 힘들이지도 않고 휠체어가 언덕을 올라갔다. 이전까지 김 군은 언덕을 만나면 언덕이 없는 길로 둘러갔다. 휠체어를 밀어주는 엄마가 힘들까봐서다. 김 군은 “혼자서도 언덕을 오를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토도 드라이브는 장애 아동의 이동권을 위해 만들어졌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는 2016년 초등학교 5학년 딸의 친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간 딸 친구들을 많이 만났지만 그 아이는 처음 보는 아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휠체어를 탄다는 것이었다. “휠체어 때문에 자주 밖으로 나오기 힘든 그 애에게 ‘아저씨가 너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도와줄게’라고 말한 게 토도 드라이브의 시작이었어요.” 국내 최대 사회공헌기업 연합체 ‘행복얼라이언스’는 토도웍스와 함께 올해 80명의 장애 아동에게 토도 드라이브를 지원할 예정이다.

 토도웍스 본사 1층에는 66m²(약 20평) 남짓한 공간에 휠체어 이동 교육 트랙이 마련돼 있다. 나무로 만든 트랙에는 언덕, 울퉁불퉁한 길, 곡선, 교차로 등 장애인이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도로 상황이 재현됐다. 일주일에 2회, 4시간씩 이뤄지는 교육에는 패럴림픽 선수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교사로 참여한다.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뇌병변 장애로 손가락을 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최형석(가명·13) 군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누워서 TV를 보는 게 일상이었다. 토도 드라이브를 만난 뒤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된 최 군은 아픈 엄마를 대신해 혼자 약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신지후 군(11)은 토도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나서 친구들과 밖에서 놀다 오는 날이 많아졌다. 감정 상태도 함께 변했다. 토도 드라이브를 사용하기 전인 5주 전 심리검사 결과 신 군은 ‘힘들다’ ‘허무하다’ 등의 단어를 많이 적었다. 28일 다시 실시한 심리검사에서 신 군은 지난 1주일 동안 느낀 감정에 ‘기대되는’ ‘정겨운’ ‘흐뭇함’ ‘신나는’ 등의 단어를 적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