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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對北주의보’ 발령... 미사일 발사장 해체 쇼로 제재 못 푼다

美, ‘對北주의보’ 발령... 미사일 발사장 해체 쇼로 제재 못 푼다

Posted July. 25, 2018 07:54,   

Updated July. 25, 201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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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일부 시설 해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0, 22일에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판독 결과 위성발사체 등을 조립 이송하는 궤도식 건물 해체가 시작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40일 넘게 비핵화 실행 의지를 보이지 않아온 북한이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약간의 성의표시를 통해 미국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동창리 발사장은 2012년 이후 주요 미사일 개발시설로 이용됐으며 북한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5호도 시험발사한 곳이다. 이런 시설의 해체가 시작됐다는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시설의 해체는 비핵화 본질과는 무관하며,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이 폐기를 약속했던 사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 본토에 도달 가능한 미사일 개발 시설이 해체됐다며 홍보할 소재가 되겠지만, 이미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과 제조시설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동창리의 움직임을 진작부터 파악하고 있었을 미 행정부가 어제 국무부 재부무 국토안보부 공동으로 17쪽 분량의 ‘북한 제재 및 단속 조치 주의보’를 발표한 것은 압박을 통해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변화를 강제하지 않고는 비핵화에 진전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 제재 주의보를 낸 것은 올 2월 선박 간 환적 행위 등 북한의 해상거래에 대한 주의보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중국·러시아 등을 통해 원산지를 둔갑시켜서 제재를 회피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주의를 촉구했다. 미국은 북한산 석탄 운반 선박들의 한국 입항 문제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계속 소극적 자세로 이 문제를 다룬다면 한국이 먼저 제재망에 균열을 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가 지금 단계에서 할 일은 ‘선(先)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며 교착상태를 만든 북한을 설득해 비핵화 이행 궤도에 들어서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남북경협을 위한 최소한의 제재 예외는 필요하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고 핵심적인 과제는 북의 ‘선(先) 종전선언’ 주장으로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