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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모임’ 우려 커지는 민주당

Posted July. 05, 2018 08:56,   

Updated July. 05, 20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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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님도 부엉이예요?”(더불어민주당 A 의원)

 “하아…. 곁다리로 끼워줬으면 좋겠다.”(민주당 B 의원)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상징하는 달을 밤낮으로 지키겠다며 만든 ‘부엉이 모임’의 존재가 민주당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신 의원들과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의원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모임이 동아일보 보도로 수면 위로 드러나자 계파 갈등이 진앙이 되고 있는 것.

 급기야 ‘부엉이 감별사’까지 등장했다는 말도 나온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진박 감별사’가 등장해 논란이 된 것을 연상케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2020년 총선 공천 때 누구에게 잘 보여야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당원이 많다. 직접 부엉이 모임에 누가 있는지 조직도를 그려 주변에 말해 주는 ‘부엉이 감별사’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당내 주류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밤새워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소수 모임을 결성한 일 자체가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 된다. 친문, 비문으로 갈려 계파 갈등만 벌이다 패배했던 2012년 대선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영입해 국회에 입성한 표창원 의원도 4일 페이스북에 “특정 국회의원, 판검사, 고위직 공무원끼리 모이는 모든 사적 모임의 해체를 촉구한다. 좋은 취지이겠으나 필연적으로 인사나 청탁 등과 연계될 우려가 있고 불필요한 조직 내 갈등의 빌미가 된다”고 주장했다.

 부엉이 모임 소속 의원들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부엉이 모임에서 좌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해철 의원은 3일 한 인터넷언론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전당대회 이후 (부엉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을 높게 하지 말고 열린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하자’고 하려는 찰나 (동아일보에 관련) 보도가 나왔다.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잘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엉이 모임 회원이라고 스스로 밝힌 박범계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엉이 모임은 패권과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 전대와 관련해 부엉이 모임이 어떤 위상으로 갈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전대 이전까지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