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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에도 北매체서 ‘반미’ ‘미제’ 표현 사라져

6•25에도 北매체서 ‘반미’ ‘미제’ 표현 사라져

Posted June. 26, 2018 08:47,   

Updated June. 26, 20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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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거의 매일같이 쓰던 ‘반미(反美)’ ‘미제(美帝)’ 표현이 최근 일제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들은 6·25전쟁 발발일에도 최근 화해 무드를 감안한 듯 미국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자제했다.

 대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올해 1월 1일∼6월 25일자 노동신문 전체 기사를 홈페이지로 검색한 결과 ‘미제’ 표현은 올 들어 334번(하루 2회꼴)이나 등장했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빈도가 줄다가 8일을 마지막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올 들어 147번(하루 1회꼴) 등장했던 ‘반미’ 표현도 5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매일 쓰던 용어가 갑자기 실종된 것을 두고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자극적 대미 비난을 삼가라”는 당국의 지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과거 북-미 공동코뮈니케(2000년 10월) 발표 전후 호전적 표현을 일시적으로 자제한 적은 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 이번처럼 전면적으로 반미, 미제 표현을 삭제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동안 미제침략자, 미제살인자, 미제침략군 등의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해 왔다. 또 각국의 반미 시위를 상세히 소개하며 대결 자세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25일자에서 6·25전쟁을 거론할 때도 미국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가증스러운 침략의 무리’ 등 간접적 표현을 사용했다. 연례적으로 평양 시내에서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로 열리던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행사도 올해는 생략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 관광 기념품점에서도 최근 반미 선전 기념품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