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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후보는 번호 없어...이름 외우고 가세요

교육감 후보는 번호 없어...이름 외우고 가세요

Posted June. 13, 2018 08:26,   

Updated June. 13, 201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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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하는 교육감 후보 이름을 외우고 투표하러 가세요.”

 6·13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지만 투표용지는 다르다. 지방선거와 달리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인쇄되고, 후보 이름은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나열된다.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후보 이름 순서도 다르게 배열된다. 2014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교호(交互)순번제’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은 각 기초의원 선거구 161곳에 △조희연 조영달 박선영(A형) △조영달 박선영 조희연(B형) △박선영 조영달 조희연(C형) 순으로 다르게 배열된 투표용지가 배부된다.

 교호순번제는 1번, 2번 등 특정 번호가 유리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교육감 선거는 단체장·의원 선거와 달리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다. 헌법 제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중립성’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감 투표용지에 기호가 함께 쓰이면 유권자들이 정당에서 후보를 추천했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 또 과거엔 유권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기호와 똑같은 숫자를 부여받은 교육감 후보를 선택해 ‘로또 선거’로 불리기도 했다.

 후보자 이름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나열하는 것 또한 정당 순서가 연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투표용지 왼편에는 ‘교육감 선거 후보자는 정당이 추천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하지만 교육감 투표용지에 기호 없이 이름만 남아 ‘깜깜이 선거’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후보들이 스스로 진보 단일후보, 보수 단일후보를 지칭하면서 각 정당 상징색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유권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