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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

Posted May. 24, 2018 08:38,   

Updated May. 24, 20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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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죽지 말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야 한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 선수들의 눈물로 가득 찼을 때에도 공격수 황희찬(22·잘츠부르크)은 침착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에서 한국이 온두라스에 0-1로 패한 뒤였다. 황희찬은 “세밀하게 골 찬스를 만들지 못한 오늘의 실수를 잊지 않고 더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강한 승부욕과 당돌함을 가진 황희찬은 장차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활력소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유럽 무대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한 단계 올라선 황희찬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둔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 자원이 됐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공격수 이근호(강원)와 권창훈(디종) 등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이 투 톱을 가동할 경우 활동량이 많고 역습 스피드가 좋은 황희찬이 손흥민(26·토트넘)과 함께 최전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희찬은 “부상자들의 몫까지 더 뛰겠다. 대표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지만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황소’같은 다부진 돌파가 장기다. 올림픽 대표팀 시절부터 그는 “‘웨인 루니(잉글랜드)의 저돌적 돌파와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의 재치 있는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희찬은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꾸준히 상체 근육을 키운 덕분이다. 황희찬 측 관계자는 “황희찬은 유럽 시즌 종료 후 한국에 들어오면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킥 능력 강화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협회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 때 황희찬은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별도의 슈팅 훈련까지 했다. 코칭스태프가 컨디션 유지를 위해 훈련을 자제시킬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과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둘은 올림픽 때 한방을 쓰면서 친해졌다. 손흥민은 “황희찬은 말을 잘 듣지 않는 후배다”고 농담하면서도 “축구 능력과 기술은 정말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에 황희찬은 “흥민이형이 잠이 많아서 같은 방을 쓰면 방이 항상 어둡다. 덕분에 나도 (잠을 많이 자서) 컨디션 관리가 된다”며 웃었다. 그는 “우리는 워낙 친한 데다 서로 평소에도 얘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리우 올림픽 사령탑일 때부터 황희찬을 주전으로 중용했다. 그는 “황희찬은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의 ‘롤모델’이 된다.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좋기 때문에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신 감독님은 공격수도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헌신적으로 수비하기를 원하신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에게 러시아 월드컵은 유럽 빅 리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16년 4월 황희찬의 이적 시장 가치(예상 이적료)는 50만 유로였다. 하지만 소속팀 잘츠부르크에서의 활약 덕분에 최근에는 시장 가치가 750만 유로까지 치솟았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도르트문트(독일)와 토트넘(잉글랜드) 등이 황희찬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황희찬은 “소속팀 경기를 뛸 때도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신 감독님께서 어떤 포지션을 주문하셔도 완벽히 수행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