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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낮은 獨 치명률 왜?

Posted March. 24, 2020 08:09,   

Updated March. 24, 20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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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에 근접하고 있지만 국가적 치명률(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에는 차이가 크다. 이탈리아는 치명률이 9.3%를 넘지만 독일은 0.4%에 불과하다. 우수한 의료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보건 당국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3일 독일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3974명으로 중국,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계 5위다. 그러나 치명률은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4.2%), 미국(1.3%) 등 다른 선진국보다 월등히 낮다.

 전문가들은 우선 확진자의 연령대가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격인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조사 결과 독일 내 확진자 평균 연령은 47세다. 이탈리아 확진자(63세)보다 무려 16세나 어리다. 독일 확진자 대다수는 2월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축제와 겨울방학 캠프에 방문했던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유행병학자협회는 ‘젊은 확진자들은 면역력이 강해 코로나19에 걸려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다’고 추론했다.

 적극적인 검사도 중요한 요인이다. 독일 정부는 중국, 이탈리아 등 고위험 지역을 방문한 사람은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원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독일은 의료 환경이 우수해 하루 1만20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다른 유럽국은 보통 하루에 5000명 내외를 검사할 수 있다. 적극 검사를 통해 조기 치료를 할 수 있었고, 많은 확진자를 찾아내다 보니 치명률은 낮아졌다는 의미다.

 의료 체계가 건실하다는 점도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독일 역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처럼 건강보험료나 세금을 많이 내고 공공의료의 혜택을 많이 받는 의료 체계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 비해 의료비에 쓰는 국가 재원 자체가 안정적이다 보니 의료 인프라에 큰 차이가 난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국민 1인당 보건 예산은 4714달러로 프랑스(4263달러), 영국(3958달러), 이탈리아(2738달러), 스페인(2389달러)보다 높다.

 일각에서는 독일 정부가 한국, 이탈리아 등과 달리 사망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확진자 중 사망자만 통계에 넣는 것도 치명률이 낮아진 한 원인으로 분석한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