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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밖에서 먹는 기내식...부대사업으로 고공비행

비행기 밖에서 먹는 기내식...부대사업으로 고공비행

Posted January. 31, 2020 08:18,   

Updated January. 31, 202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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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미드밸리 메가몰에 위치한 ‘산탄 레스토랑’. 이곳은 말레이시아의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기내식 전문 음식점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에서는 실제 기내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및 스낵 등 20여 종과 기내 음료,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약 4500원이면 기내식과 음료 세트를 먹을 수 있다. 캐서린 고 산탄 레스토랑 총괄 매니저는 “기내식을 비행기 밖에서도 맛보고 싶다는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시도로 앞으로 프랜차이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항공업계에서 이와 같은 각종 부가서비스와 부대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LCC로 유명하다. LCC 최초로 대형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좌석인 ‘플랫베드’ 좌석도 도입했다. 만 10세 이상의 승객만 사용 가능한 ‘저소음 구역’을 운영하고 있으며, 단 둘이 오붓하게 여행을 즐기려는 고객을 위한 좌석도 개발했다.

 수하물 운송서비스도 20∼40kg 필요한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요금도 중량 및 구매 시점에 따라 차등 책정했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수하물을 구매하도록 선택권을 넓힌 것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사장은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전달하는 개념이 아니라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서비스와 메뉴를 개발해 고객 선택권을 넓혀가면서 수익을 얻는 것이 에어아시아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아시아는 고객 수요 파악을 통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행 일정 계획부터 발권, 탑승 등의 전 과정에서 고객의 패턴과 기호 등의 정보를 모아 분석한다. 예를 들어 에어아시아는 좌석 모니터가 없는 대신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과 면세품, 쇼핑, 여행지 정보 등이 담긴 태블릿을 돈을 받고 대여해 준다. 사용을 하려면 먼저 성별과 나이, 편명 등의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무엇을 선호하고 관심 있어 하는지 등의 정보를 얻는 것이다. 

 에어아시아는 에어아시아닷컴이라는 부서를 통해 호텔과 레저, 액티비티, 에어텔, 여행자 보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에어아시아는 홈페이지에서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도 팔고 있고,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사장은 “비행기를 타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그룹 전체의 부가서비스 매출은 매년 전체의 2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국 LCC들의 부가서비스 매출 비율이 5%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전 세계 항공사 중 가장 높다. 페르난데스 사장은 “항공사들이 의외로 고객 테이터의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며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서 3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관련 분야의 스타트업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