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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공연, 한국서 공동전시...한일 문화교류는 계속된다

日서 공연, 한국서 공동전시...한일 문화교류는 계속된다

Posted October. 02, 2019 07:39,   

Updated October. 02, 20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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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준비한 한일 문화 교류 행사가 10월 들어 잇따라 개막하고 있다. “외교는 경색돼도 한일 문화 교류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오사카에서는 4일 한일 양국의 전통 소리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지는 공연 ‘동행’이 열린다. 2012년부터 8회째로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리는 공연이다. 공연을 주최하는 민간 문화 교류 협의체 한일문화교류회의의 정구종 위원장은 “외교, 경제 갈등에도 불구하고 문화 교류는 ‘운명적 이웃’인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는 창구라는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피날레로 한일 창작 협연 ‘휘황(輝煌)’을 선보인다. 한국의 생황(이한석)과 판소리(안숙선, 장서윤), 일본의 비파(구보타 아키코)와 전통 가면무용인 ‘노(能·사쿠라마 우진)’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진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강상구 씨가 곡을 만들었다. ‘노’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예능으로 1400년 전 백제인 미마지가 일본 나라현 사쿠라이시에 있는 쓰치부타이(土舞臺)에서 기악무를 전수한 것이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동행’의 한국 공연단은 5일 사쿠라이시를 방문해 미마지의 업적을 기리는 공연도 펼친다.

 한일문화교류회의는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파트너십 선언에 따라 양국 문화계 인사가 1999년 설립했다. 이번 공연은 주오사카 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일한문화교류기금이 후원한다.

 일본의 문화재가 대한해협을 건너오고, 한국의 문화재가 건너가는 양국 박물관의 공동 전시나 순회 전시도 잇따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역박)과 공동 특별전시 ‘미역과 곤부(다시마)―바다가 잇는 한일 일상’을 2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연다. 민속박물관과 일본 역박을 비롯한 양국 연구자들이 2015년부터 5년 가까이 함께 해변을 걷고, 어촌과 시장을 찾아다니며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한 전시다.

 한국과 일본의 생선가게 비교를 시작으로 ‘미역과 다시마처럼 다른 듯 닮은’ 해산물 소비 문화와 어업, 바다 관련 신앙 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일본 국가지정중요민속문화재 ‘청새치 작살 어구’와 ‘마이와이’(풍어 때 선주가 나눠주는 축하복)이 전시에 나오고, 일본 전통 다시마 채취선인 ‘이소부네’ 등 볼거리가 적지 않다.

 구루시마 히로시(久留島浩·65) 일본 역박 관장은 1일 서울 종로구 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관계가 적어도 12세기까지 말할 수 없이 긴밀했다는 것을 올해 우리 박물관을 개편하면서 새삼 깨달았다”며 “지금은 양국의 정치적 관계가 좋지 않지만 양국이 문화 교류를 계속해 나가면 언젠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내년 3∼5월 일본 지바현에 있는 역박에서도 선보인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도 1일 한일 문화 교류 특별전 ‘조선 도자, 히젠(肥前)의 색을 입다’를 개막했다. 히젠은 일본 규슈 북부 사가현과 나가사키현 일대의 옛 지명으로 임진왜란 이후 조선 도공들이 자기를 만들며 일본 자기의 발생지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사가현립 규슈도자문화관이 소장한 ‘백자 청화 국화·넝쿨무늬 접시’ 등 등록유형문화재를 비롯해 규슈 소재 8개 기관이 소장한 히젠 자기 71점을 선보인다. 국내외에서 모두 200여 점이 나오는 이번 전시는 12월 8일까지 열린다.

 일본의 여러 박물관이 소장한 가야 문화재도 국립중앙박물관이 올 12월 여는 ‘가야본성―칼과 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 전시도 내년에 일본 민박과 규슈국립박물관을 순회하며 열린다.


조종엽 jjj@donga.com · 정성택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