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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 우크라이나 억류인사 맞교환 ‘해빙 모드’

러시아 - 우크라이나 억류인사 맞교환 ‘해빙 모드’

Posted September. 09, 2019 08:38,   

Updated September. 09, 20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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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7일 자국 내에 억류했던 상대국 인사 총 35명을 석방하고 맞교환했다. 이를 계기로 2014년 초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후 5년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양국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7, 8월 두 달간 억류자 교환 문제를 극비리에 논의한 후 맞교환을 실시했다. 이날 러시아가 풀어준 우크라이나 포로에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해군이 크림반도 옆 케르치해협에서 나포한 우크라이나 군함 3척의 승조원 24명이 모두 포함됐다. 크림반도 병합 반대 활동을 하다 체포돼 러시아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영화감독 올렉 센초프, 간첩 혐의로 체포돼 12년형을 선고받은 언론인 로만 수셴코 등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석방한 자국 포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친러 성향의 동부 반군 사령관 볼로디미르 체마크가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체마크는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 여객기 피격 사건의 핵심 용의자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숨졌고 진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사망자 중 약 3분의 2가 네덜란드 국적이어서 이날 네덜란드 정부는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그를 러시아로 돌려보내면 안 된다고 촉구해왔다.

 이날 석방은 양국 모두의 이해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서방국 수장들은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해소하면 러시아의 G8 복귀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3월 집권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인 자신의 빈약한 국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맞교환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림반도 병합 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되살리려면 러시아와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수도 키예프 공항에 나가 포로들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평화를 향한 큰 첫걸음”이라고 치하했다. 다만 이번 석방만으로 양국 관계의 난관이 해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부 반군들은 여전히 분리 독립 혹은 러시아로의 합병을 외치고 있고, 크림반도 회복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내 반러 목소리도 강하기 때문이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