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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화살머리서 전사 병사 유해,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6•25전쟁 당시 화살머리서 전사 병사 유해,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Posted August. 22, 2019 09:13,   

Updated August. 22, 20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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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강원 철원 화살머리 고지에서 23세의 나이로 전사한 병사의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입대할 당시 세 살이었던 아들이 부친의 유해를 찾기 위해 사전 등록했던 유전자 정보가 유해 신원 확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1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5월 30일 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고 남궁 선 이등중사(현재의 병장 격)로 최종 확인됐다. 군이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 고지에서 4월 1일 이후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추정 유해 144구 중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 군은 해당 지역 남북 공동 유해발굴에 북한이 불참함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단독 발굴 작업을 진행해 왔다.

 남궁 이등중사 유해는 앞서 4월 12일 오른쪽 팔 부분이 먼저 발견됐고, 이후 발굴 확장작업을 통해 5월 30일 완전 유해로 최종 수습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해당 지역에서 고 박재권 이등중사의 유해가 발견돼 신원이 확인됐는데 이는 공식 발굴 전 지뢰 제거 작업 중에 찾은 유해였다.

 전사자 유해 관련 기록문서 등에 따르면 고인은 1952년 4월 30일 제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3년 7월 9일 23세로 화살머리 고지에서 전사했다. 중공군의 공습에 따른 교전에 참가해 싸우던 중 포탄이 낙하하면서 대피호 인근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고인은 결혼해 1남 1녀를 뒀지만 입대 이후 한 번도 휴가를 나오지 못했고, 정전협정을 18일 남기고 전사했다”고 전했다.

 66년 만에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아들 왕우 씨(69)가 2008년 혈액검사 등을 통한 유전자(DNA) 시료 채취로 관련 정보를 등록해 둔 덕분이었다. 유해 신원은 20일 최종 확인됐다.

 고인이 참전할 당시 세 살이었던 아들 왕우 씨는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꿈인지 생시인지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고 했다. 국방부는 추석 전에 남궁 이등중사의 귀환 행사를 할 예정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