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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128단 4D 낸드’ 세계 첫 양산...“기술로 불황 돌파”

SK하이닉스,‘128단 4D 낸드’ 세계 첫 양산...“기술로 불황 돌파”

Posted June. 27, 2019 08:59,   

Updated June. 27, 20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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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128단 4D 낸드플래시(사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던 낸드플래시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꺾이고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감산에 나선 가운데 기술력을 앞세워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28단 1Tb(테라비트)급의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의 개발 및 양산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96단 4D 낸드 개발 이후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올 하반기(7∼12월)에 양산하는 128단 1Tb급 낸드는 단위 면적당 가장 높게 쌓은 낸드 셀(Cell)이 3600억 개 이상 집적돼 있다. 낸드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TLC 제품 중 1Tb급의 제품을 내놓은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현재 대다수인 256GB(기가바이트), 512GB인 스마트폰의 용량이 2TB(테라바이트)로 커질 수 있게 된다. 고집적 낸드로 낸드 개수를 줄였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낮아지고 스마트폰의 두께도 더 얇아지게 된다.

 SK하이닉스는 기존과 동일한 4D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했다. 공정 최적화를 통해 96단 대비 셀 32단을 추가로 쌓으면서도 전체 공정수를 5% 줄인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128단 낸드로 전환할 때 들인 투자비용은 이전에 세대교체에 들인 비용보다 60%를 절감했다”며 “기존 공정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해 8개월 만에 128단 제품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D램 중심이었던 SK하이닉스가 고용량, 고사양의 낸드 제품을 내놓으며 낸드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 중 약 79%를 D램이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에 못 미쳐 낸드 분야에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켓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4.1%)로 2∼5위인 일본의 도시바(18.1%), 미국 웨스턴디지털(15.4%)과 마이크론(12.9%), SK하이닉스(9.6%)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양산을 시작한 128단 4D 낸드를 하반기부터 판매하고 다양한 솔루션 제품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또 176단 4D 낸드 제품도 개발하는 등 낸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5세대(5G) 이동 통신 스마트폰 수요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종훈 SK하이닉스 GSM담당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128단 4D 낸드로 낸드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업계 최고 적층, 최고 용량을 구현한 이 제품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