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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퇴짜 맞고 자력갱생 외친 김정은

Posted March. 11, 2019 08:26,   

Updated March. 11, 20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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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결렬’ 이후 첫 공개 메시지를 통해 “극악무도한 제재 압살 책동도 파탄을 면치 못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유지하면서 내부 결속을 통한 장기전을 준비하며 대북제재 무력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흘 연속 경고를 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6, 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조선노동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금 혁명 정세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9일 보도했다.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열린 초급선전일꾼대회에는 당 중앙위 간부들과 북한 전역의 일반 주민들에 대한 선전선동을 맡은 초급간부들이 참여한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이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오늘 우리 당에 있어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며 “자력으로 보란 듯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민의 힘을 무엇으로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면서 “수령에게 인간적으로, 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 실패 소식 확산으로 ‘무오류의 신화’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김정은의 ‘인간적 풍모’를 부각하며 내부 결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날강도적인 전쟁 위협이 무용지물로 된 것처럼 극악무도한 제재 압살 책동도 파탄을 면치 못하게 돼 있다”고 했다. 북-미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폐지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하면서 대북제재도 언젠가는 해제될 것이라고 공약한 것이다. 4월 초 제14기 1차 최고위원회의,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등을 거치며 하노이 이후 대북제재 무력화를 위한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를 보게 된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만약 그(김 위원장)가 서로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