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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스포츠미디어의 세계  

Posted January. 01, 2019 08:12,   

Updated January. 01, 20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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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투자의 미래에서 최상의 베팅은 미디어다(in the future of sports investing, Media is the best bet).’

 2014년 6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에서 나온 연구조사 제목이다. 2019년 새해에도 여전히 이 문장은 유효하다.

 스포츠미디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 가치를 보여주는 중계권료도 날마다 치솟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992∼1997년 5시즌 동안 총 1억9100만 파운드(약 2692억 원)였던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료는 2016∼2019년 3시즌에 총 51억 파운드(약 7조1899억 원)로 폭등했다. 경기당 중계권료로 치면 60만 파운드(약 8억4500만 원)에서 1020만 파운드(약 143억7900만 원)로 17배 늘었다. 세계 최고의 프로스포츠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중계권료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8년간(2014∼2022시즌) 총 396억 달러(약 44조352억 원)다.

 미디어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중계기술 또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2018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중계기술의 미래를 보여준 무대였다. 안방에서도 경기장에 있는 것같이 생생한 장면을 느끼게 하기 위해 공중에 설치한 케이블에 카메라를 매단 스카이캠과 주루코치, 포수 등의 헬멧 위에 카메라를 다는 헬멧캠 등을 선보였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도는 선수와 주루코치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코치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 밖에 외야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실시간 인터뷰 연결하고, 홈런더비를 4D리플레이로 보여주기도 했다. 내야 그라운드를 전광판 삼아 영상을 보여주는 ‘필드 프로젝션’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의 일대일 대결 ‘더 매치’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생생한 현장을 담기 위해 두 선수와 그들의 캐디 4명이 모두 마이크를 착용했고, 드론 카메라도 중계에 활용했다. 갤러리 없이 진행된 이 경기는 애초 미국 내에서 19.99달러(약 2만2200원) 유료 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전 페이월(지불장벽) 페이지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무료로 풀렸다.

 동시에 기성 스포츠미디어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해있기도 하다. 더 이상 스포츠팬들이 TV를 통해서만 스포츠를 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인 닐슨이 지난해 내놓은 ‘2017 스포츠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 NFL 슈퍼볼(결승전)을 TV 중계로 본 사람은 1억340만 명으로 페이스북 TV 연계 서비스로 본 사람(1억1210만 명)보다 적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아마존은 2019∼2020시즌 EPL 20경기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중계 창구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 2차전 전날 만나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다. 박 감독이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트로피를 안기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약 38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미디어산업의 진화는 스포츠와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결합에 힘입고 있다. 2019년에도 스포츠 현장에서는 더욱 극적인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