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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대사 인터뷰

Posted December. 01, 2018 08:40,   

Updated December. 01, 20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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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젊은이들은 한국이 케이팝,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 모든 분야에서 아주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양국 간 다양한 교류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함께해 나갈 수 있습니다.”

 블랙핑크 제니와 래퍼 빈지노 등을 줄줄이 언급하는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대사의 파란 눈이 반짝였다. 2일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뉴질랜드 국빈방문을 앞두고 한국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높아져 있다며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을 계기로 30일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에서 터너 대사를 만났다.

 그는 “뉴질랜드와 한국 정부는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다”며 “소득격차 완화, 복지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발효된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약 25억 달러)가 70% 넘게 증가하는 등 매우 성공적”이라며 “단순히 수치상 증가가 아니라 상호 사업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키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가축 수가 인구의 8배 규모인 3800만 마리에 이르는 목축과 낙농업 강국이다. 최근에는 이런 전통적인 산업 분야 외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케어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너 대사는 “뉴질랜드가 푸른 초원의 낙농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첨단기술 산업에서도 끊임없이 인큐베이팅을 시도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에선 농장에 드론을 띄워 목초의 길이를 매일 측정하고 질 좋은 키위를 선별하는 작업을 로봇이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영화 산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호빗’ ‘나니아 연대기’ 같은 스케일이 큰 영화가 잇따라 촬영된 곳. 터너 대사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2대 영화 스튜디오 중 오클랜드에 있는 스튜디오는 한국인 소유”라며 “현재 한국과 뉴질랜드 합작영화가 제작에 들어가는 등 협력 기반을 넓혀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터너 대사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뉴질랜드는 6·35전쟁 때 6000명의 군인을 파견했고 지금도 6명이 유엔군사령부 소속으로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등 북한 관련 이슈에 관여하고 있다. 다만 터너 대사는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성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가시적 진전이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 ·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