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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김기식, 관행이란 말로 감싸는 게 ‘新적폐’다

내로남불 김기식, 관행이란 말로 감싸는 게 ‘新적폐’다

Posted April. 12, 2018 08:20,   

Updated April. 12, 20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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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일 고구마 줄기처럼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열흘 앞둔 2016년 5월 20일부터 8일 간 정치후원금 중 1300여만 원을 사용해 유럽 순방을 했다. 같은 시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에도 후원금으로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후 이 모임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사실상 자기 앞으로 ‘셀프 기부’를 한 셈이다. 김 원장이 의원 재임 기간 예금만 4억1500만 원 늘어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4년 치 세비를 고스란히 저금해야 모을 수 있는 액수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 마지막 해인 2016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종료된 5월 30일까지 총 3억6849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썼다. 한 달 평균 7000만 원꼴이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낙천한 뒤 임기를 마칠 때까지 두 달 간 ‘셀프 기부’ 5000만 원을 포함해 보좌진 퇴직금으로 2200만 원, 동료 의원 후원금으로 1800만 원,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연구소를 포함해 단체나 연구 후원금으로 7000만 원 등 총 1억6000여만 원을 몰아 썼다. 대부분 개인 돈으로 했어야 할 것이다. 현행 법상 의원들은 자신의 임기가 만료되면 자신이 후원받은 정치자금을 소속 정당이나 국고로 반납해야 한다. 그걸 피하려고 물 쓰듯 후원금을 쓰고 최종 잔액을 반납한 게 400만 원 정도였으니 ‘땡처리’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세상에 대한 잣대와 자신을 향한 잣대가 너무나도 달랐다. 그는 스스로 가장 큰 적폐로 지목했던 ‘기득권’을 이미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언제나 심판자 역할만 하려고 했다. 동료 의원에게 정치자금의 투명한 사용을 강조하고선 정작 자신은 후원금을 쌈짓돈 쓰듯 했고,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주도한 직후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김 원장이 20년 시민단체 활동을 도덕적 무장을 위한 거울로 삼기는커녕 정치적 경력으로 활용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런 데도 청와대와 여당은 야권의 정략적인 공격으로만 여기며 김 원장을 옹호하고 있다. 청와대는 어제도 김 원장의 해임 요구와 관련해 “변화 없다”고 일축했다. 여당 추미애 대표는 “야당은 방송법 개정을 빌미로 삼더니 이제는 김 원장 의혹을 부풀리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정쟁으로 폄훼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스스로 적폐 청산의 목적을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의 행태를 정치적 관행으로 뭉뚱그릴 수도 없을뿐더러 관행이라는 말로 감싸는 것이야말로 ‘신(新)적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