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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화가 몬드리안은 디지털 시대를 예고했다

20세기 화가 몬드리안은 디지털 시대를 예고했다

Posted March. 31, 2018 09:16,   

Updated March. 31, 20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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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루브르박물관에는 ‘가로 53cm, 세로 77cm짜리 그림’ 앞에 항상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그린 ‘모나리자’가 주인공이다. 관객은 500년도 넘은 이 작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런 루브르가 이제 박물관을 넘어 패션쇼와 삼성전자 퀀텀닷디스플레이(QLED) TV 론칭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미술의 스펙트럼이 디지털,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문학·미술 평론가인 저자는 미술을 알아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한다고 강조한다. 미술이 그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은 21세기 들어 갑자기 출현한 게 아니다. 100년 전인 20세기 초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구상에서 추상으로 미술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추상화가)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과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에서 시작됐다. 이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한 오늘날의 산업적 문명사적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었다.”

 몬드리안이 1943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그린 ‘브로드웨이 부기우기’는 요즘 QR코드를 연상시킨다. 당시 디지털이란 개념이 없었기에 더욱 놀라운 창작물이다.

 저자는 책, 자동차, 광고, 영화 등 9개 문화 산업 분야를 디지털 시대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했다.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저자는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한국인의 손으로 제작된 자동차 산업을 문화 콘텐츠와 연결시킬 수 있는 가이드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를 미술 갤러리처럼 보여주는 일에는 초보 수준이라는 것. 

 디지털은 미술 콘텐츠의 새 기준을 만들고 시대와 동서양,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과 미술의 접점을 얼마나 깊이 느끼고 활용하는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