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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야근에... 성인 10명중 4명 섹스리스

Posted July. 24, 2017 09:57,   

Updated July. 24, 20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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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부부는 5년 연애 끝에 지난해 결혼했다. ‘달콤한 신혼’이라고 하는 결혼 2년차. 하지만 우린 신혼여행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밤 침대에서 ‘잠’만 잤다. 사랑이 식은 건 아니다. 다만 퇴근 후에도 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한 명이 한가하면 다른 한 명이 바빴다. 둘 다 한가한 날에는 함께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봤다. 분위기 잡고 상대방 기분을 맞춰야 하는 잠자리보다 그게 더 편했다.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 김가연 씨(가명·33·여) 부부의 사연이다. ‘섹스리스(sexless·성관계를 하지 않는 부부나 연인)’는 중년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성인 10명 중 4명가량이 섹스리스인데 최근 30, 40대 젊은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라이나생명과 강동우 성의학연구소가 국내 기혼자 1090명을 조사한 결과 36.1%가 성관계가 월 1회 이하라고 답했다. 섹스리스는 통상 신체 건강한 부부가 월 1회 이하의 성관계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을 때를 의미한다. 섹스리스 문제가 심각한 일본(44.6%·일본가족계획협회)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2014년 동아일보 취재팀이 한국성과학연구소와 함께 조사한 결과도 이와 유사했다.

 2015년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배우자와의 성생활로 가장 큰 갈등을 겪는 연령대는 30, 40대였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장(비뇨기과 전문의)은 “섹스리스 부부가 되는 원인은 워낙 다양하고 복합적”이라며 “최근 젊은 섹스리스 부부의 증가는 일·가정 양립이 힘든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긴 노동시간, 잦은 야근과 회식 등이 부부의 섹스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이 소장은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하고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부부가 서로 섹스를 원하는 때가 다른데 거절당한 경험이 쌓이면 섹스리스가 되기도 하는데 서로만의 신호를 만들어 공유하면 거절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