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인민무력부→무력성’ 급 낮춘 김정은

Posted July. 05, 2016 07:35,   

Updated July. 05, 2016 08:36

日本語

 김정은(사진)이 체제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군부의 색채를 걷어내고 주민을 위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북한 군부의 위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북한 인민무력부는 인민무력성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사실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평양시 군민경축대회’를 녹화 중계하는 과정에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을 ‘인민무력상’으로 호칭하면서 알려졌다.

 북한에서 ‘부(部)’는 ‘성(省)’보다 위상이 더 높다. 체제 수호의 핵심기관인 인민무력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는 부로 불리며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에 소속돼 있었고, ‘성’으로 불리는 나머지 정부 기관들은 내각 산하에 소속돼 있다.

 통일부는 4일 “인민무력성이 내각 소속으로 변경됐는지, 명칭만 변경되고 국방위원회에서 이름이 바뀐 국무위원회 소속으로 남아 있는지에 대해선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국가 기관 승격은 신문을 통해 공지했지만 인민무력부의 명칭 변경에 대해선 공고하지 않았다.

 야전 군인들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군 담당 부부장을 오랫동안 지낸 사실상 당 소속원이다. 인민무력상인 박영식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으로 황병서의 심복인 정치군인이다.

 반면 야전군인은 수시로 숙청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직후 2인자로 꼽혔던 이영호 총참모장(숙청), 현영철 총참모장(처형), 이영길 총참모장(강등) 등이 대표적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인민무력부장은 6번, 총참모장은 5번 교체했다. 야전군 출신 북한군 실세의 재임 기간이 평균 10개월에 불과한 것이다.

 김갑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 과정에 거대한 정치 및 이권 권력이 된 군부의 힘을 빼고 당 중심의 통치 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김정은이 군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불거진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