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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저의 출산률과 청년의 높은 자살률

세계 최저의 출산률과 청년의 높은 자살률

Posted December. 11, 20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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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랜 백수생활에 절망한 30대 미혼 남성이 노모가 보는 앞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지난 달 18일 서울 영등포 반지하방에선 40세 남성이 숨진 지 3주 만에 발견됐다. 일기장에는 장사를 해서 빚도 갚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 라면 살돈도 없어 더 이상 살다가는 범죄자가 될 것 같다라는 글이 남아있었다. 통계청의 2014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2030대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고, 자살 충동을 갖는 첫 번째 이유가 경제적 어려움이다.

어제 정부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확정 발표했다. 브릿지 플랜 2020으로 명명된 3차 계획은 과거 양육지원에서 일자리와 주거지원을 통해 만혼() 비혼() 대책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만혼비혼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청년 일자리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고용관계 개선 등 노동개혁으로 향후 5년간 37만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어느 세월에 노동개혁이 단행될지 알 수 없다. 5년간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 등 13만5000호를 공급한다는 정책도 결국 빚으로 남게 될 전세대출 한도 확대를 통한 것이어서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일지 의문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작년 1.21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률이다. 어제 나온 2015한국사회동향에 따르면 에코세대(19791992년생) 두 명 중 한 명이 결혼을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기 어려우니까 안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10월 개각에서 1억 총활약담당상을 임명하고 1억 인구를 유지 계획을 밝힌 데 비하면 우리 정부의 대책은 위기감과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합심해 저출산 고령화의 시한폭탄에 대한 절박한 위기의식을 공유할 때다. 장기적으로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남성의 육아참여, 자녀양육과 사교육부담 완화 등 사회구조적 개혁과 인식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저출산 대책의 첫 걸음은 청년일자리 창출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 청년을 절망에서 구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