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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경제효과

Posted June. 14, 20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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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개최 예정인 카타르 월드컵이 뇌물 스캔들로 얼룩지면서 스포츠계가 시끄럽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함맘 집행위원이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뿌린 정황이 드러났다. 함맘은 투표 직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몰래 만나 FIFA가 조사에 착수했다. 개최지 선정 때 카타르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던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중동의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이다. 인구는 적은데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넘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교육 의료 같은 모든 것을 나라에서 제공해 준다. 여름 기온이 섭씨 44도나 돼 운동하기에 좋은 기후는 아니지만 산유국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작은 나라가 큰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도로 공항 등 시설 개보수에 들어가 세계 건설업계에는 큰 시장이 열렸다.

각국은 왜 돈까지 뿌리면서 월드컵을 유치하려 할까.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이 주목하는 스포츠 축제여서 나라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운동장 건설과 운영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6조 원가량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국제 대회가 항상 남는 장사는 아니다. 아프리카 최초의 축구 월드컵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투자에 비해 수입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도 최소 110억 달러나 드는 데 비해 경제효과는 별로일 거라는 관측이 많다.

13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과 함께 국내외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공식 후원사는 물론이고 가전, 유통, 식음료 업체들도 적극적이다. 가전업체들은 TV와 에어컨 광고에 열을 올리고, 맥주회사와 식품업체들은 월드컵용 기획 상품들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세월호 참극 이후 우울증에 걸린 한국의 소비시장에도 활기가 돌면 좋겠다.

신 연 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