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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축하다가은행 부실채권 38% 늘었다

대기업 부축하다가은행 부실채권 38% 늘었다

Posted March. 01, 201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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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실채권이 1년 새 3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 동양그룹과 쌍용건설 등 대기업들의 부실이 잇따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덩달아 부실이 커진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5조5000억 원으로 2012년 말(18조5000억 원)보다 7조 원(37.8%) 증가했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1.77%로 전년 말(1.33%)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작년 말 부실채권 비율은 2010년 말(1.9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부실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조선, 건설 등 이른바 경기 민감업종 대기업에서 대거 부실이 발생해 구조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STX그룹 계열사 대출 가운데 2조6000억 원이 부실로 판정됐고 쌍용건설(6000억 원) 경남기업(5000억 원) 동양그룹 계열사(5000억 원) 등에서도 부실이 많았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대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에 돌입하면서 부실채권이 일시에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실기업에 지원을 많이 한 국책은행의 부실이 많이 커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12년 0.66%에서 지난해 1.48%로 1년 만에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KDB산업은행(3.07%)도 1년 전(1.59%)보다 부실이 급증했다.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취급하는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은 2.99%였다.

한편 가계 부문 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0.60%로 2012년 말(0.69%)보다 0.09%포인트 하락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