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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일본의 행태에 분노한다

Posted July. 13, 20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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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미국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파크 시에 세워진 해외 첫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찾아 묵묵히 눈물만을 흘려 미국인의 심금을 울렸던 이옥선 할머니(87). 그가 1년 반 만에 다시 뉴욕과 뉴저지를 찾았다. 고령으로 10시간이 넘는 비행기 탑승도 힘들었지만 달라진 것이 없는 일본 정부의 행태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본보 2011년 12월 17일자 A6면 참조

11일(현지 시간) 오후 뉴욕 시 퀸스커뮤니티칼리지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를 찾은 그는 당시 함께 회견에 나섰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 할머니와 재회의 포옹을 나눴다. 이 할머니는 일본의 반성 없는 행태에 분노한다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힘껏 짜내 얘기했다. 자리에 함께한 찰스 래빈, 론 김 뉴욕 주 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현지 지역 화가들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주제로 한 미술 전시회가 함께 열려 특별한 손님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시민참여센터가 지난해부터 한국 등의 아픈 역사를 알리기 위해 개설한 동북아 역사정의 인턴십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이 할머니의 증언에 적잖이 놀라는 듯했다.

위안소에 가보니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도살장 같았다. 어린 소녀들에게 돼지 풀과 사료를 주며 연명하도록 했고 죽음의 고비도 수차례 넘겨야 했다. 일본군이 강제로 나를 끌고 갔는데 일본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 할머니가 1942년 16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중국 지린() 성 옌지()에서 광복되던 해까지 겪었던 일들을 생생히 전하자 대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 할머니는 피곤함도 잊은 채 하나 하나 답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이야기들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15일 기림비를 다시 방문한 뒤 17일에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연방 하원 통과 6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