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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호주 한국인들이 떨고있다 (일)

Posted December. 03, 20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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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돌아다니면 위험한데 아시아인들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멍청하고(stupid), 어리석어(silly). (호주 퀸즐랜드 주 경찰청 로드 캠프 경위)

호주 유학생인 조모 씨(28)는 지난달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에서 전화통화를 하다 백인 청년 2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출동한 경찰차 안에서 경찰관들에게 원래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나느냐, 인종범죄 아니냐라고 묻자 경관들은 자기들끼리 아시아인은 멍청하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외면했다.

호주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고, 그 가운데는 인종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 사건이 상당수 있는데도 호주 당국은 사실상 이를 묵과하고 있어 교민과 유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

911월 석 달간 호주 당국이 발표한 호주 현지인이 한국인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사건은 4건이다. 하지만 1일 동아일보 현지 취재 결과 최근 강도 등 한인 대상 범죄가 2건 더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범죄는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 등 젊은 한국 유학생들에게 집중됐다. 주시드니 한국총영사관은 우리 경찰을 사건 현장에 급파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유학생과 교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11시경 박안나 씨(29여)가 퀸즐랜드 주의 주도()인 브리즈번의 렁컨 지역에서 백인 남성 3명에게 강도를 당해 휴대전화와 가방을 빼앗긴 사실이 확인됐다. 박 씨는 올해 초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에 입국했고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발생 40분 뒤에는 근처에 있는 브리즈번 서머뱅크힐에서 유학생 김승민 씨(21)가 현지인 2명에게 강도를 당해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두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골드코스트에서는 그날 오후 9시경 한국인 유학생 김은숙 씨(28여)가 10대 현지인 3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1일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뒤에서 백인 남성 1명과 마우리족(뉴질랜드 원주민) 여성 2명이 다가와 욕설을 했다라며 왜 욕을 하느냐라고 묻자 다짜고짜 달려들었다. 30대 이상 얻어맞아 코뼈가 골절됐다라고 말했다.

주시드니 한국총영사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도 폭행이 인접 지역에서 사흘간 4건이나 연달아 일어난 점으로 미뤄 동양인에 대한 인종 증오 범죄일 소지가 있다고 보고 현지 경찰 주재관인 천범녕 총경을 브리즈번에 급파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박희창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