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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귀순병 2명 더 있어 김정은 공포정치 U턴? (일)

북귀순병 2명 더 있어 김정은 공포정치 U턴? (일)

Posted October. 09, 20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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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새 북한군 병사 3명이 잇달아 서부와 동부전선을 넘어 귀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북한군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공포정치와 대외도발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승조 합참의장은 (6일 귀순 병사 외에) 이달 2일 동부전선 쪽에서도 1명이 소초 폐쇄회로(CC)TV에 발견됐다. 조사 중인데 군인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8월 17일에도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귀순을 뜻하는 흰색 깃발을 들고 남하해 경계병이 이를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6일 상관 2명을 사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귀순한 병사는 만 17세로 합동신문 과정에서 남측으로 귀순하기 위해 상관을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9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발각된 민간인 탈북자도 귀순하기 위해 평안도에서부터 여러 곳의 검문소를 거쳤지만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들의 탈북 루트와 진술을 종합하면 최근 북한군의 기강해이 수준이 심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대북 소식통은 휴전선 인근 군부대와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초소 등 전연부대(접경지대에 배치된 부대)에는 좋은 집안 출신에 사상이 검증된 장병들을 배치한다며 김정은으로서는 4월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 실패 때보다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선민() 정치를 표방해 온 김정은으로서는 군 기강해이라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대내적으로는 공포정치로 통치방식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이 7일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가정보원)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들의 책동을 주시하면서 원수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모략 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리기 위한 투쟁을 강도높이 벌이라며 불순분자 색출을 지시한 것이 첫 징조다.

북한군도 6일 병사의 귀순 이후 최전방 부대를 중심으로 특별검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한 하전사가 근무한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북측 초소에는 7일 오전 북한군 고위 간부와 당 인사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파견돼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은 집권 직후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하고 3족을 멸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안통치를 펼쳤다. 또 잇따라 군부대를 방문하며 선군()정치를 강조했다. 김정일 사망 이후 술렁이는 군과 주민을 통제하고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김정은은 4월 당 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등 주요 정치행사를 끝내고 어느 정도 권력이 안정되자 선민정치를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정은이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때 열병식 연설을 통해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정은은 4월 이후 발표한 네 개의 노작()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이른바 628 경제개선 조치를 통해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하고 통치경험이 적은 김정은에 대해 주민들은 깊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 듯하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은 탈북자들에게 물어보면 김일성에 대한 경의와 존경을 100으로 보면 김정일은 70, 김정은은 30정도이고, 친구들끼리 쉽게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며 예전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군대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대외적으로 도발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유동열 치안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앞으로 황색바람(자본주의 문화)과 탈북자에 대한 단속 등 사회 전반적인 통제가 강화되면서 피바람이 불 것이라며 제한적인 대남 도발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남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택동 조숭호 will71@donga.com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