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암세포에 자살 명령 꿈의 나노자석 개발

Posted October. 08, 2012 09:06,   

日本語

미세한 자성() 나노 입자들을 암세포 근방에 투입한다. 입자들이 암세포 표면에 있는 세포사멸수용체(DR4)에 달라붙는다. DR4에는 암세포가 자살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쪼여주자 나노 입자들이 자석의 성질을 띠면서 DR4에 자멸하라는 신호를 전달한다. 자극을 받은 암세포는 결국 세포 활성에 변화를 일으키며 수일 만에 증발한 듯 사라진다. 이런 꿈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진우 연세대 화학과 교수와 신전수 연세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세포활동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자성 나노 입자가 암세포 등 특정한 세포를 찾아가 원하는 시간에 활동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술이다. 천 교수는 대장암 세포를 분리해 진행한 실험에서 1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원형 나노 입자의 스위치를 외부 자기장으로 작동시켜 선택적으로 세포 사멸 신호를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기술로 암세포를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보통 뼈와 근육 등을 구성하는 세포는 신체 내에서 끊임없이 생성됐다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적절한 시기에 사라지도록 스스로 명령을 내리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에서 찌꺼기가 남는다면 염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천 교수는 자기장으로 암세포가 자살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강한 독성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화학적 항암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며 자성 나노 입자도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나노 자석은 암세포 등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혈관 생성 신호 전달, 면역 신호 전달 등 필요한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논문은 나노 분야의 권위지이자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스 7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천 교수는 2010년 제24회 인촌상 자연과학 부문 수상자이다.



김규태 kyout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