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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북에 식량10만t-석유50만t 매년 무상원조

중, 북에 식량10만t-석유50만t 매년 무상원조

Posted June. 25, 20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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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매년 북한에 식량 10만 t 석유 50만 t 2000만 달러 상당의 북측 요구 물품을 무상 원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북한의 긴급사태 발생이나 중국 최고지도자 방북 때의 특별 무상 원조와는 별도의 정례적 지원이다. 그동안 중국이 정기적으로 북한에 무상 원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규모와 지원 내용은 공개된 바 없다.

중국의 정통한 대북 소식통들은 24일 해마다 중국 상무부와 북한 정부가 무상 원조 품목과 양, 시기를 협의하나 대체로 식량 10만 t, 석유 50만 t, 2000만 달러 상당의 북측 요구 물품을 기준으로 신축적으로 조정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식량 9만여 t, 석유 50여만 t 등을 북한에 무상 지원하는 등 해마다 약간의 조정은 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들은 정기 원조는 장기 차관이나 현물 교환 등의 조건이 붙지 않는 순수한 원조라고 말했다.

앞서 2009년 중국 외교부는 수년째 가능한 범위 안에서 북한에 대한 무상 원조를 계속해 왔고, 이는 북한 인민들의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올해 6월 중순 현재 중국 정부의 대북 정기 무상 원조 품목 중 식량은 10만 t 중 1만 t만 보냈다고 한다. 북한은 부족한 식량의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중국 해관(세관)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북한이 중국에서 구매한 식량은 12만5000t에서 35만6000t으로 크게 늘었다.

대북 소식통들은 올해는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첫 번째 해여서 상징성이 크고 특히 춘궁기에 가뭄 피해까지 심각한데도 중국은 그동안 관례대로 무료로 줘오던 식량 운송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강력한 재고 요청에도 북한이 4월 중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 보복성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정기 무상 원조와 해관 통관 지연 등 행정절차를 활용해 북한에 압력을 가해 왔다. 2002년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시인해 2차 북한 핵 위기가 불거지자 2003년 북송 송유관을 3일간 고장 수리를 이유로 잠근 게 대표적 사례다. 대북 소식통들은 당시 송유관 폐쇄로 북한 산업이 1년 이상 후유증이 지속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중국은 북한 산업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석유 공급 중단도 할 수 있다. 올해 식량 원조에 소극적인 것은 이 같은 극단적인 경고보다 식량카드를 먼저 활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에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식량을 통한 중국의 대북 옥죄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중국 학계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을 너무 압박할 경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때처럼 대량 아사와 이로 인한 체제 불안과 탈북자 대거 발생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원조 식량의 운송을 늦추면서도 중국 정부는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2월 하순 북한에 약속한 옥수수 22만여 t에 대한 특별 무상 원조를 완료했다. 대북 소식통은 2월 하순 북-중은 태양절 하루 전인 4월 14일까지 옥수수 등 22만 t 상당의 식량을 보내기로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조금 늦춰져 4월 20일경 모두 끝났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초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움직임 등에 고무돼 2월 하순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 무상 원조를 북한과 약속했지만 3월 16일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했고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4월 13일 발사를 강행해 중국의 뒤통수를 쳤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