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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품소재 기업들도 한국으로 (일)

Posted March. 13, 20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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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업의 뼈대인 부품소재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일 양국 간 무역역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온 일본 부품소재 기업 유치로 대일 무역적자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TV와 스마트폰 등 완제품 시장에서 역전당한 데 이어 부품소재까지 추격의 발판을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주간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적인 부품소재 기업 10여 개가 한국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화학업체인 데이진()이 충남 아산시에 리튬이온전지의 핵심부품인 전지 분리막 공장(자본금 70억 원)을 6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데이진이 새로 개발한 전지 분리막은 경쟁제품보다 내열성이나 수명이 뛰어난 최첨단 부품이어서 일본 산업계의 충격이 더 크다.

탄소섬유 생산업체인 도레이는 연산 2200t 규모의 탄소섬유공장을 경북 구미시에 건설하고 있다. 내년부터 10년간 총 1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수 탄소제품을 생산하는 이비덴도 2000억 원을 투자해 경북 포항시에 공장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의 탄소섬유업체는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70%를 독점할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일본 내 생산을 고집해왔다.

부품소재 제조공장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관련 연구개발(R&D) 시설도 한국으로 옮기는 기업이 생겨났다.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알박이 지난해 7월 한국에 연구소를 설립했고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도쿄엘렉트론도 다음 달 R&D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과 IT 기업이 핵심 시설을 한국에 두는 것은 장기 불황과 엔화 가치 급등, 전력 부족 및 지진 우려 등으로 경쟁여건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 법인세율이 24.2%로 일본(40.69%)의 절반에 불과하다. kWh당 달러 환산 전기요금(2009년 기준)도 한국(0.058달러)이 일본(0.158달러)의 3분의 1 수준. 근로자 연간 평균임금(2010년 기준) 역시 한국(2만6538달러)이 일본(4만7398달러)의 절반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 제품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삼성 LG 현대차 등 완제품 제조업체가 있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게 채산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