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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왕따 폭력 뒤의 온라인게임

Posted December. 29, 2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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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이다. 게임 캐릭터가 몬스터(괴물)를 죽이면 점수와 경험치가 올라가고 레벨 업(level up)이 된다. 캐릭터 직업은 모험가, 시그너스 기사단, 아란, 레지스탕스, 캐논슈터 등 여러 가지다. 200레벨이 최고등급이다. 초등학생 아들한테 물어보니 자신의 레벨은 아란 113, 레지스탕스 43이며 최근 캐논슈터를 시작했다고 했다. 아들은 게임스토리를 신나게 설명하는데 솔직히 알아듣기 힘들다.

왕따 폭력 파문을 일으킨 대구의 중학생 자살사건은 이 게임과 관련돼 있다.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의 아이디가 해킹당해 게임 아이템이 사라지자 해당 학생이 자살한 친구에게 게임을 시켜 자신의 레벨을 올리도록 했다. 피해 학생은 폭력과 협박이 두려운 나머지 시키는 대로 매일 몇 시간씩, 어떤 때는 새벽까지 게임을 했다. 경찰이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게임을 독려한 내용이었다. 게임이 아이들을 폭력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3월 부산에서는 게임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던 한 학생이 고교 입학식에 참석하지 않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작년 11월에는 역시 부산에서 중학생이 게임 중독을 나무라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해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이 밤 12시 이후 접속할 수 없도록 한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명문대를 중퇴한 미국의 20대가 전날 밤 게임을 하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제일 먼저 본 사람을 죽이겠다며 흉기를 들고 나와 가장 먼저 눈에 띈 주민을 죽인 사건도 있었다.

정부가 2010년 인터넷 중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중독 비율(12.4%)은 성인 (5.8%)의 배 이상 높았다. 인터넷 중독에 걸린 사람의 80% 이상이 게임을 통해 빠져 들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게임업계는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게입업계 한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는 폭력성이 덜해 여성도 즐기는 게임이라며 가해 학생이 직접 게임을 한 것이 아니므로 게임 중독이 아니다고 둔사를 했다. 자기 자녀가 게임을 하다 자살해도 이런 한가한 소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